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 원태연 시인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 원태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 예쁜 장미꽃 사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원태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행복합니다.
언젠 가부터 저는 행복이 TV드라마나 CF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거울을 통해서 보이는 제 눈동자에서도 행복이 보인답니다.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좋은 일들만 생길 수가 있는지.
그렇게 늦게 오던 버스도 어느 새 내 앞에 와
어서 집에 가 전화를 기다리라는 듯 나를 기다려주고
함께 보고 느끼라는 듯
감미로운 사랑 얘기를 테마로 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읽어보고 따라 하라는 듯 좋은 소설이나 시집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그의 생일이 찾아옵니다.
그의 생일날 무슨 선물을 건네줄까 고민하는 내 모습이 참 이뻐보입니다.
언제나 나를 떠올릴 수 있게 메모와 지갑을 겸할 수 있는 다이어리 수첩을 사줘볼까?
하며 이런 저런 고민을 하는 내 모습이
그렇게도 행복하게 느껴질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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