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예술가들의 우울증과 조울증 살펴보기 - 우울증, 조울증, 양극성장애
창의적 예술가들은 조울증으로 고통스러워했다.
우울증, 조울증, 양극성장애
조울증을 최초로 과학적으로 기술한 19세기의 정신과 의사 에밀 크레 펠린은 이 질환이 때로는 이점들을 부여한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질병에 따라오는 의지에 의한 흥분이 특정한 상황에서는 그런 흥분 없이는 수십 가지의 억제에 의해 억압되었을 힘들을 자유롭게 해준다. 그런 찰나의 환상 또는 기분에 아무 저항 없이 항복함으로써 예술 활동 이 촉진될 수가 있다."
조증의 약한 단계(경조증) 동안에는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밝은 행복 감에 빠져들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힘과 '보통' 의식 상태에 서는 거의 연결시키지 못하는 생각과 개념들을 연합시키는 힘이 더 증 진될 수도 있음은 물론 사실이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기분이 고양되고, 자긍심이 커지고, 활력이 넘쳐나고, 수면과 휴식 욕구가 줄어들어 생산 성이 높아지고, 그리고 많은 경우에는 감정을 깊고 넓게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 이 모든 것들이 조합되어 그 반응으로 사고 속도가 더 빨라 지고, 더 쉽게 연합되고, 독창적인 생각이 나오기도 한다.
심리학자이며 존스 홉킨스 대학 의과대학의 부교수인 케이 레드필드 재미슨은 영국의 성공적인 예술가들과 작가들을 연구함으로써 조울증 과 창의성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그 연구에서 기분, 광기, 재능 이 단순한 분석을 통해서는 알 수 없을 만큼 서로 얽혀 있음을 발견했 다. 이들 중 무려 38퍼센트가 정서장애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었다. 그리 고 시인들 중 절반이 질병 때문에 약물치료를 받거나 입원한 경험이 있 었다. 이 수치는 엄청나게 높은 것이다.
많은 창의적인 예술가들이 양극성 장애로 고통받았지만 그래도 창의 적인 사람들의 대다수는 양극성 장애에 걸리지 앓았다. 더욱이 그 질병 에 걸렸던 사람들 중에는 삶이 고뇌스럽고 비극적인 만큼이나 그들의 예술작품이 탁월했던 사례가 많다. 반 고흐뿐만 아니라 로버트 로웰, 실 비아 플래스. 존 베리맨 같은 사람들이 떠오른다.(이들은 모두 미국의 1950년대 시인으로 자신의 청소년기 반항과 정신병 발작, 자기파괴적 느낌이나 고통스런 자신으 경험을 시로 표현했다. 이들 중 플래스는 자살했다.) 조울증을 낭만화하 는 경향은 문외한들에게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뉴욕 대학 의료센터의 정신과장인 로버트 캔크로 박사는 말한다.
"정신의학계의 문헌들을 보면, 자주 조증이 치료받아야 할 상태가 아 니라 선망의 대상이 될 상태라고 암시합니다. 이같은 암시는 임상적으 로는 전혀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정신질환의 일부 형태들은 정상적인 행동과의 연속선 상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좋은 기분이 지나치면 경조증에 이를 수도 있지만 좋은 기분이 창의성에 공헌할 수도 있다. 그 연속선에서 더 나아가면 완 전한 조증이 되어 혼란과 통제 불가능한 행동이 나타나 치료와 어쩌면 장기 입원이 필요하게 될 수도 있다. 같은 연속선의 다른 쪽 끝에는 침 울한 사색이 있어서 예술가나 작가의 창의성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 러나 그런 침울함이 길어지면 모든 활동이 완전히 중단되고 심하면 자 살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단극성이든 양극성이든 우울증은 모두 질병 이면서 인간의 상태에서 과장된 형태이다. 즉, 비록 약화된 형태이더라 도 모두가 보이는 반응들은 우울증에 포함된다.
그리고 질병으로서의 우울증은 비참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우울 증은 자살과 필연적으로 얽혀 있다. 정서장애를 겪는사람들 여섯 명 중 한 명(16퍼센트 이상)이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종국에는 자살하고 만 다. 실제로 자살하는 청소년과 성인의 압도적인 다수(60~80퍼센트)가 우울성 질환에 걸린 사람들이다. 보통 수준에서 심한 정도에 이르는 우 울증 환자들 중 3분의 2 이상이 자살을 생각한다고 알려져 있다.
자살과 관련한 통계치를 나이에 따라 분석하면 연령집단에 따라 뚜렷 한 불균형이 드러난다. 60세가 넘는 사람들은 인구의 20퍼센트를 차지 하지만, 이들이 자살하는 사람들 중 40퍼센트를 차지한다.75세 이상 집 단에서는 자살률이 전제 인구 평균자살률의 3배에 이른다. 그러나 노년 층의 이런 걱정스러운 수치에도 불구하고 지난 30여 년 동안 노년층 자 살은 조금씩 감소해 왔다. 자살률 증가는 젊은 층에서 나타나고 있고, 이것이 정말 두려운 일이다
15~24세의 자살률은 지난 20년 동안 1.5배가 증가했다. 과거에는 전 체 자살자의 5퍼센트를 차지했던 이 연령집단이 이제는 남성 자살자의 20퍼센트, 여성 자살자의 14퍼센트를 차지한다. 이제는 자살이 청년남 자의 경우 사고 다음으로 큰 사망원인이다. 젊은이의 자살에 대한 연구 가 시작된 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우울증이 젖은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정도가 실제로 인식되고, 다른 정신과 질환들처럼 우울증도 인생 의 초기에 시작될 수 있다.
앞의 수치들도 놀랍지만 실제 상황은 그것보다 더 나쁜 것 같다. 미국 의 많은 지역에서 사망기록은 믿을 수 없기로 악명이 높다. 대체로 검시 관들은 사망원인에서 타살을 제외하는 데 관심이 많고, 타살이 아님이 확실해 보이는 경우에도 자살로 기록하지 말아 달라는 친척들의 요청에 잠자코 동의하는 일이 흔하다. 또 자동차 사고나 약물 과용, 높은 곳에 서 떨어져 사망하는 경우, 희생자들이 자기파괴를 의도했는지 아니면 정말로 사고로 죽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없는 경우가 자주 있다.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자살하는 사람이 많은 가문도 있다. 어니스트 헤밍뭬이는 산탄총으로 자살했고 그의 아버지도 형도 그랬다. 자살의 유전적 특질이 있음직하지만 그것을 자살의 환경적, 심리적, 생화학적 요소들로부터 가려내는 일은 복잡하고 불확실하다. 헤밍웨이 가문에서 자살한 세 사람은 모두 우울증을 겪었고 과음했다. 만일 어떤 소인이 있 었다면 그것이 우울증의 소인인가, 알코올 중독의 소인인가, 아니면 바 로 자살의 소인인가? 현재의 지식으로는 자기파괴에 대한 가족 특유의 경향성이 외견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인정할 수 있는 전부이다.
여러 시대, 문화, 그리고 종교에서 자살은 지옥에 갈 만한 큰 죄로 여 겼고 불명예와 고통, 불치병 또는 패배에 대처하는 명예스러운 방법으 로 여기기도 했다. 윤리적인 논쟁들은 답할 수 없는 자살과 관련한 의문 을 붙잡고 씨름하는 변호사와 철학자, 그리고 사려 깊은 보통사람들을 괴롭혀 왔다. 그 의문이란 바로 이것들이다. '한사람이 자신의 생명을 없앨 권리가 있을까?' '자살이 정당화되는 상황, 즉 합리적인 사람이라 면 자유로이 자살을 택할 만한 상황이 있을까?' 그러나 정신과 의사들 이나 외과 의사들, 그리고 심한 우울증 환자의 가족들이 묻고 싶은 것은 시급하고 세부적인 것이지 추상적인 것은 아니다. '이 사람이 자살할 것인가?' '그 사람의 자살 가능성이 우울증 같이 치료할 수 있는 병에 서 나왔는가?' '어떻게 내가 자살이라는 실제 행동을 막을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이 의사나 우울증 환자의 가족, 친지들이 가지는 의문들이다.
이런 질문들에 답하려면 먼저 왜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자살하는 사람의 절대 다수에서 우울장애를 발견할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자살의 직접적인 동기로는 육체적인 질 병(특히 노년남자에게서 두드러진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알코올 남용(자살자의 15~25퍼센트가 알코올 중독자이다), 약물중독(마약 중 독자들의 자살률은 전체 인구 평균자살률의 5배이다) 등이 있다. 그러 나 모든 자살의 촉발요인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압도하는 무력 감이다. 이것이 무력감과 매일 싸워야만 하는 심한 우울증 환자들이 자 살을 많이 하는 이유이다. 무력감의 정도가 높다는 것은 자살을 시도하 려는 의지, 그리고 자살이 실패할 경우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가 장 강력한 징후이다. 외부 상황이나 죄책감, 환각, 심한 우울증 등도 중 요하지만 무력감보다는 피해자의 자살 결심에 영향을 덜 미친다.
(자살자를 '피해자'라고 부르는 게 이상하게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행위로 스스로 상해를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 그 사람을 피해자 라고 부르는 경우는 자살말고는 없다. 자살자에게는 피해자라는 말이 적절해 보인다. 왜냐하면 자아의 한 부분이 통제권을 쥐고 전체 유기체 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흔히 자살하는 사람은 자살에 대해 극히 양면적 인 감정을 가진다. 그들이 남기는 유서는 네 개 중 하나꼴로 공격적이 다. 그런 유서들 중 절반은 고마움과 애정 또는 다른 긍정적인 감정들을 표현한다. 그리고 나머지 4분의 1은 중성적이어서 분노도 없고 증오도 없다. 그러나 어쨌든 공격성이 표현되지 않았더라도 자살은 자기자신에 대한 최대의 파괴적인 행동이다.)
무엇이 자살이 유일한 출구로 보일 만큼 깊게 침투한. 지속적인 무력 감을 동반한 우울증을 만들어내는가? 비교적 최근까지 그에 대한 설명 들은 사회적이고 심리적인 이유들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극적이 일, 배우자나 자식의 죽음, 심하고 지속적인 스트레스, 그리고 이혼이나 실직과 같은 인생의 역경 등이 가능한 원인들로 꼽혔다. 그러 나 연구 결과는 이런 가정들을 지지하지 않는다. 앞의 요인들이 우울증 환자들의 삶에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런 일들을 겪는 사람들의 평균 85 퍼센트 이상이 심한 우울증에 결리지 않는다. 더욱이 이혼과 실직, 다른 주요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원인이기보다는 흔히 결과가 된다. 지나치게 내성적이며 무뚝뚝하고 까다로우며 때로 직접적으로 공격성을 드러내 는 사람들은 같이 살거나 일하기가 힘들어지고 주변 사람들과 멀어지게 된다. 이제는 완전히 외톨이가 된 이런 사람들이 나중에 우을증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면 우울증 때문에 여러 어려움이 생긴 것이 아니라, 그 역 경의 결과로 우울증이 생겼다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가 쉽다.
다양한 정서장애들에 대한 '설명' 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다른 요 인들에는 성별, 나이, 사회계층이 포함된다. 단극성 장애는 여성에게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일생 동안 주요 우울 발작을 경험할 확률은 여성의 경우 20~26퍼센트. 남성의 경우 8∼12퍼센트이다). 그 위험은 나이 많 고 부유한 여성들보다는 젊고 가난한 여성들, 어린 시절에 어머니를 여 읜 여성들, 그리고 자신을 지지해 줄 사회적 유대가 약한 여성들에게 높 다. 이에 반하여 양극성 장애는 남성들에게도 여성들만큼 빈번하게 나 타나고 사회경제적 계층과의 상관은 단극성 장애와는 반대이다. 즉, 남 녀를 불문하고 더 나은 교육을 받고 더 풍족한 계층의 사람들이 양극성 장애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
그러나 사회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들을 우울증의 원인으로 분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성별, 나이, 사회적 계층 변인들도 우울증을 설명하기 에는 불충분하다. 예를 들어 우울증은 15세 이전에 어머니를 여읜 여성 에게 더 자주 나타날 수도 있지만 우울증에 걸린 여성들의 3분의 2가 15 세 이전에 어머니를 여의지 않았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내향성, 수줍음, '감상적임' 또는 사회적 상황에서 어색하게 느끼고 뒤로 숨어 버리는 것 등과 같은 성격의 특질들을 임상적인 우울증과 관 련시키는 것도 마찬가지로 확실치 않은 일이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 들의 절대 다수가 우울증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멤피스에 있는 테네시 주립대학의 정신의학과 교수인 하곱 아키스컬 박사는 이같이 정 서장애를 심리적, 사회적 요인, 그리고 성격과 관련지으려는 노력들을 '악몽' 같은 일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첫째로 그런 노력들은 환경의 영 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성격 특질들이 환경의 영향 과는 무관해 보인다고 할 때조차도 이것이 우울증의 결과인지 원인인지 를 확증하기란 힘든 일이다. 우울증 발작의 적어도 60퍼센트에서는 정 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심리 사회적인 촉발요인이 없다는 것이 우리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 전부이다.
창의적 예술가들은 조울증으로 고통스러워했다. 우울증, 조울증, 그리고 양극성장애
출처 : Hall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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