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오류, 잘못된 상식 1/3
1. 고대 스키타이·페르시아인 풍습
머리가죽을 승리의 전리품으로 삼던 일은 이미 고대에도 있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말에 따르면 옛날에 스키타이인들이 적의 머리가죽을 벗겼다고 한다. 그리고 몇몇 서부 시베리아 민족들과 고대 페르시아인들에게도 그런 풍습이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부족들에게서는 머리가죽 벗기기가 오히려 널리 퍼져 있지 않았다. 심지어 몇몇 역사가들은 백인들이 들어오기 전에는 인디언들이 그런 짓을 할 줄 몰랐다고 보고 있다. 서부 개척시대에 적의 머리가죽을 벗긴 사람들은 홍인종이 아니라 주로 백인종이었기 때문이다(인디언을 죽이면 상금을 타는데 그 증거물로 머리가죽이 필요했다). 그리고 카를 마이의 ‘비네토우’에 나오는 샘 호킨스 같은 인물은 머리가죽을 잃고도 견뎌내 살아남았다.
2. ’라이트’는 저칼로리 식품이다?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식품에 흔히 ‘라이트’라는 말을 붙이는데 그렇다고 자동적으로 그 식품이 칼로리가 아주 낮다는 것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독일 법률에 따르면 ‘라이트’ 식품,다시 말하면 ‘칼로리를 줄인’ 식품은 g 또는 ㎏ 단위로 봤을 때 칼로리가 ‘정상적인’ 제품의 60% 정도 된다는 뜻이다. 즉 절대적 개념이라기보다는 상대적 개념이다. 상대적이 아니라 원래 칼로리가 적은 식품을 ‘저칼로리’ 식품이라 한다. 저칼로리 식품은 칼로리를 줄인 식품과는 달리 원래부터 100g당 최대 50㎉가 들어 있는 식품을 말한다. 천연적으로 칼로리가 적은 대부분의 샐러드 주스 채소처럼 ‘라이트’라고 하지 않는 식품도 있다.
3. 흑인노예 주인은 대부분 유럽인?
인류 역사상 노예를 가장 많이 거래하고 소유한 이들은 아랍인이었다. 아랍인이 아프리카 흑인을 노예로 삼은 것은 유럽보다 일찍 시작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랍에서 노예로 희생된 사람들이 더 많았다. 아랍인의 노예 거래는 7세기에 시작돼 19세기에 끝났다. 유럽인의 노예 사냥은 그보다 훨씬 뒤에 시작됐고 더 일찍 끝났으며 훨씬 적은 수의 아프리카인을 잡아들였다. 그럼에도 오늘날 유럽인이 노예 부리는 사람의 전형이 되고 있는 것은 유럽인이 노예를 잘 보살피면서 다뤘기 때문이다. 그들은 흑인 노예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비교적 잘 대우하며 부렸던 것에 비해 아랍 국가의 노예는 대부분 자식도 없이 일찍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랍에는 오늘날 흑인 노예 후손을 찾아보기 힘들다.
4. 사리사욕과 공익은 화합할 수 없다?
사리사욕과 공익은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더 나아가 사리사욕은 복지와 경제성장을 보장해준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견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사리사욕, 즉 우리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적당히 제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시장경제에서 그와 같은 제어는 무엇보다 경제활동의 참여자 모두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을 주고 동시에 자기 자신의 이윤을 확대시킴으로써 이뤄진다. 가령 택시운전사가 새벽까지 역 앞에 대기하고 있는 것은 막차를 타고온 여행객을 무사히 집으로 데려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야간수당을 받기 위해서다. 모든 사람들이 테레사 수녀와 같이 무조건적으로 베풀 때만 기능을 발휘하는 사회는 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다.
5. 미 메디케어 시스템은 공정하다?
65세 이상의 모든 미국시민에게 ‘무상’으로 의료혜택을 준다고 하는 미국의 메디케어시스템(노인의료보험제도)은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수단일 뿐이다. 이 제도는 무상혜택이 아니므로 모든 사람들이 세금을 내야 한다.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기 때문에 이 시스템은 얼핏 사회적으로 공정한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부자들이 더 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부자들은 더 오래 살기 때문이다. 둘째 그들은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메디케어 비용을 청구해 미국에서 상위 10%에 드는 부자들의 경우 이 제도로 그들이 평생 세금을 내는 액수보다 1,000달러씩 더 이익을 보고 있다.
6. 특히 독일인이 외국인을 적대시한다?
독일은 예로부터 이방인들에게 인기 있는 나라였으며 수세기에 걸쳐 이방인들은 유럽의 그 어느 곳보다 독일에서 환대를 받았다. 특히 프로이센은 외부인에게 가장 개방적인 국가들 중 하나였으며 “전 유럽에서 박해받는 자들, 모욕과 굴욕을 당하는 자들을 위한 피난처이자 구호소”(하프너)였다. 발도파 신도와 재세례파 교인, 스코틀랜드의 장로교 신도, 유대인, 그리고 때로는 가톨릭 신자들까지 무리를 지어 독일로 몰려들어왔고 또 대단한 환영을 받았다. 1700년 무렵만 하더라도 베를린 시민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프랑스인이었다. 현재 독일에는 700만명 이상의 외국인들(난민과 망명 희망자는 제외)이 살고 있으며 난민과 망명 희망자들을 도와주는 일에서 독일은 전세계에서 모범이 되고 있다.2proo
7. 아편은 아시아에서 생산된다?
세계 최대의 아편농장 가운데 몇 곳은 유럽에, 그것도 프랑스에 있다. 솔로뉴와 투렌, 그리고 샹파뉴 지방 사이에 넓게 펼쳐져 있는 벌판에서는 아편 거래의 중심지로 꼽히는 지구상의 몇몇 다른 나라들(메콩강 유역과 콜롬비아가 대표적)보다 더 많은 양귀비과의 식물이 자라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편은 합법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불법적으로 쓰이기도 하는 마약(모르핀)의 원료다. 전세계에서 합법적인 목적으로 매년 700t의 아편이 소비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상당부분이 프랑스에서 재배되고 있다(프랑스가 그와 같은 농산물에 대해 떠벌리고 싶어하지 않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아편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또 다른 유럽국가로는 체첸공화국을 꼽을 수 있다.
8. 긍정적 사고는 정신건강 촉진시킨다?
이 이론을 갖고 상당한 돈을 벌고 있는 여러 베스트셀러 작가(데일 카네기의 저서 ‘근심이여 안녕’은 독일에서만 10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들은 ‘긍정적 사고는 정신 건강을 촉진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심리학자 귄터 샤이히의 견해에 따르면 지나치게 긍적적인 사고는 병에서 벗어나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병을 유발시킨다고 한다. 근심 걱정이 전혀 없는 삶,영원한 조화,당연한 것으로 주어지는 부,완벽한 건강과 같은 유토피아적 목표들은 괴로운 현실과 거의 연관이 없다. 그러나 긍정적 사고의 소유자들은 그와 같은 목표들을 한 가지라도 이루지 못하면 그때마다 긍정적 사고의 결여와 함께 간접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그 탓을 돌림으로써 점점 더 깊은 우울증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9. 레지스탕스는 대중운동이었다?
프랑스의 레지스탕스는 항상 소수와 관련된 일에 불과했다.오늘날 프랑스 도처에는 수없이 많은 기념비와 ‘레지스탕스 박물관’이 있지만 당시 프랑스 국민은 거의 대부분 독일 점령군에게 잘 적응하고 있었다.유럽에서 독일군에 의해 점령된 나라들 가운데 프랑스만큼 기꺼운 마음으로 나치에게 많은 도움을 준 나라도 없을 정도였다. 경제활동도 활발히 이뤄졌고 남자들은 더 이상 전쟁터에서 싸울 필요가 없었다.1941년부터 1944년 사이에 프랑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책이 출간되고 있었다. 적극적인 레지스탕스 대원의 수는 5만명을 넘지 못해 프랑스 전체 인구 가운데 약 1,000분의 1밖에 안됐다. 독일의 패전이 불 보듯 뻔한 1944년에도 프랑스에서는 열성적 대중 저항운동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10. 땅콩은 견과류다?
땅콩은 견과류가 아니라 콩류다. 완두콩이나 일반콩과 마찬가지로 신축성 있는 껍질로 씨를 보호하는 협과에 속한다. 또한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땅콩은 대부분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지 않다. 미국의 연간 땅콩 수확량은 불과 200만t으로 인도(800만t)나 중국(1,000만t)에 훨씬 못 미친다(1995년 통계). 또 땅콩은 미국인들이 오랫동안 즐겨먹던 간식거리도 아니다. 처음에 미국에서 순전히 돼지사료로만 이용됐기 때문이다. 1880년께 바넘이라는 서커스 사업가가 휴식시간에 조그만 봉지에 넣은 땅콩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인들도 서커스와 땅콩을 좋아하게 됐다.
11, 섹스를 하면 경기기록이 저조해진다?
이 미신은 아마도 지그문트 프로이트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프로이트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정력은 일정하다고 가르쳤다. 다시 말해 한곳에 정력을 쓰면 다른 곳에 쓸 것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 신화를 완성시키는 데는 물론 트레이너들의 공도 컸다. 이들은 그 이야기 덕분에 선수들을 통제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이 문제를 다뤘던 몇 안 되는 진지한 연구에 따르면 사실 운동경기를 하기 전 성행위를 해도 남자든 여자든 컨디션에는 별지장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사랑의 긴 밤을 보내느라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 출전해 기록이 저조해진 선수는 부진한 성적을 섹스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될 것이다.
12. 스타들은 일찍 죽는다?
“스타들은 평균 수명이 63세밖에 되지 않는다. 일반 국민에 비하면 열세살이 적다.” 독일 신문 ‘빌트’(Build)의 기사다. 이 신문은 ‘마약,알코올,자살’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인과관계의 방향이 거꾸로 됐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은 스타였기 때문에 일찍 죽은 게 아니라 일찍 죽었기 때문에 스타가 됐다. 제임스 딘,버디 할리,지미 헨드릭스 같은 스타들은 일찍 죽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그들이 누군지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인생의 전성기에 맞는 죽음은 젊은 우상의 이미지를 시대를 초월해 고정시킴으로써 항상 신선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13. 모스 전신기는 새뮤얼 모스의 발명품?
다른 많은 발명품들과 마찬가지로 모스전신기도 그 이름이 잘못됐다. 그 유명한 새뮤얼 모스(1791∼1872)는 모스부호도 모스전신기도 발명하지 않았다. 뉴욕대학의 문학 및 예술교수였던 그에게는 그럴 만한 재능도 시간도 없었다. 다만 조지프 헨리와 알프레드 베일이라는 두 기술자에게 유럽에서 막 발명된 어떤 장치에 대해 이야기해 줬을 뿐이다. 이 장치에서는 구리선으로 된 코일이 먼 곳으로부터 전자기화돼 전기신호를 전달했다. 모스는 그 두 사람에게 이 장치를 가지고 ‘인쇄전신기’를 개발하라고 조언했다. 모스는 기획자와 물주로서 간접적으로 참여했지만 특허권은 혼자 독차지했다.
14. 하룻밤새 머리가 하얗게 센다?
몇 시간 안에 머리색깔이 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장원에 가는 것이다.쇼크를 받아서 또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됐다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일화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즉 검은머리가 하얗게 된 것이 아니라 빠져버린 것이다.머리에 생기는 특정한 질병은 우선적으로 검은머리만 빠지게 하고 흰머리는 그대로 둔다.그래서 검은 머리카락뿐 아니라 흰 머리카락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검은머리가 하얗게 변했다고 생각하기 쉬운 것이다.머리카락은 한 달에 약 1㎝만 자라고 모근에서부터 하얗게 변하기 때문에 머리카락 한 개가 완전히 색깔이 바뀌려면 최소 몇 주는 걸린다.
15. 미 독립선언은 1776년 7월4일이다?
그 유명한 독립선언을 통해 북아메리카 13개 영국 식민지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다고 선언하기는 했지만 그 날짜는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1776년 7월4일이 아니다. 사실 영연방으로부터 탈퇴하는 선언은 그보다 이틀 전에 열렸던 ‘제2회 대륙회의’ 회원들이 결의했다. 다음날 이 선언은 각 신문에 발표됐고 이튿날인 7월4일에 대륙회의의 승인을 얻었다. ‘독립기념관’의 발코니에서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포한 것은 7월8일이었다. 날짜만 잘못된 게 아니라 ‘독립선언’이란 명칭도 원래 명칭이 아니다. ‘독립’(independence)이란 말은 선언서 어느 곳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이 선언서의 공식명칭은 ‘아메리카 합중국 13개주의 만장일치 선언’이다.
16. 차 부동액 많아야 혹한에 강하다?
희석시키지 않은 부동액은 훨씬 더 빨리 얼어버리기 때문에 자동차 냉각기에 원액상태의 부동액을 집어넣는 것은 실수다. 즉 냉각기 안에 부동액의 양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혼합액이 얼지 않는 이유는 부동액과 물이 서로 얼어버리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이 액체들이 서로를 묽게 함으로써 공간 단위당 존재하는 얼음 결정의 형성에 필요한 각 분자들의 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글리콜은 원액 상태일 경우 섭씨 영하 12도에서 이미 얼음 결정이 생기기 시작하는 데 반해 물을 섞은 혼합액은 빙점을 섭씨 영하 30도 이하까지 끌어내린다.
17. 1m의 길이는 정확히 1m다
미터(meter)는 북극에서 적도까지의 거리를 1,000만으로 나눈 것으로 정의돼 있다. 미터법은 1799년에 프랑스에서 처음 실시된 후 나폴레옹에 의해 유럽 여러 곳으로 전파됐다. 그러나 이 미터법의 창안자들은 북극과 적도 사이의 거리를 과소 평가해 파리의 미터 원기는 1,000만배가 아니라 1,000만2,000배를 곱해야 북극에서 적도까지의 거리와 일치한다. 그러므로 1m의 길이는 원래의 개념정의에 따른 길이보다 약간 더 짧다. 그래서 1983년부터 미터는 다르게 정의되고 있는데 빛이 진공상태에서 2억9,979만2,458분의 1초 동안 움직인 거리가 바로 1m다.
18. 모유는 갓난아기에게 완벽한 식품?
얼마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도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자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모유가 여러가지 면에서 우유보다 신생아에게 좋다는 것은 사실이다. 모유에는 지방과 탄수화물이 더 적절하게 혼합돼 있으며 모유의 철 성분은 우유에 든 철 성분보다 아기들의 몸에 더 잘 흡수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유가 완벽한 식품이란 말은 결코 아니다. 예를 들어 모유에는 비타민 D가 전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모유만 먹고 자란 아이들은 구루병에 걸리기 쉽다. 이것이 아기에게 모유 이외의 음식물을 섭취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19.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사람이었다?
모차르트의 아버지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그리고 모차르트 자신은 잘츠부르크에서 출생했다. 모차르트 생전에 이 두 도시는 모두 오스트리아에 속해 있지 않았다.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지 25년 후인 1816년에 비로소 잘츠부르크 대교구는 다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게 됐다. 그 당시 독일이라는 나라도 없었기 때문에 모차르트는 어차피 독일사람이 될 수 없었지만 결코 오스트리아사람도 아니었다.
20. 인간은 바이오리듬의 지배를 받는다?
이 주장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친구이기도 한 빌헬름 플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출생과 더불어 각각 23·28·33일의 세 주기를 맞아 각각의 주기들이 파장형태로 겹치면서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주장이다. 지금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이 이론은 과학적으로는 그 타당성을 입증할 수 없다. 실제로 바이오리듬과 스포츠성적,바이오리듬과 죽음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결과에서 아무런 규칙성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리드빌과 비트머가 1961∼1970년 사이에 스위스에서 공식적으로 보고된 1만480건의 자살사고를 자살자의 바이오리듬 주기에 따라 분류해 본 결과 두드러진 특징이 드러나지 않았다.
21. 우리는 맛이 있는 것을 먹는다?
그 반대가 옳은 말이다. 즉 우리가 먹기 때문에 맛이 있는 것이다. 볶은 메뚜기나 돼지족발,선지로 만든 소시지,썩힌 달걀과 같은 음식에 대해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기호는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습관을 통해 몸에 배게 된다. 습관을 통해 입맛이 당기도록 자극하는 것은 우리의 유전자 속에 입력돼 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잠시 싫어지는 것 역시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돼 있다. 그로 인해 우리는 음식을 바꾸도록 자극을 받게 된다.
22. 프랑스 외인부대 입대에 조건 없다?
1831년 시민왕 루이 필립에 의해 창설된 프랑스의 외인부대(외국인 지원병으로 이뤄진 용병부대)는 입대시 별의별 동기(실연 마조히즘 등등)를 다 수용하지만 지울 수 없는 범죄 전과만큼은 예외다. 모든 입대 희망자들은 합격되기 전에 인터폴과 프랑스의 제2 행정부에 의해 철저한 조사를 받게 된다. 또 나중에라도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알려질 경우,본국으로 송환될 것을 각오해야만 한다. 최근 프랑스 외인부대 지원자 중 귀족자제나 고학력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23. 세인트 버나드 개가 조난객에 술 배달?
세인트 버나드 개가 브랜디 술통을 목에 걸고 있는 장면은 순전히 유머 잡지의 삽화가들에 의해 창작된 것이다.세인트 버나드 개가 1760년부터 그레이트 세인트 버나드 고개에 있는 임시숙소의 수도사들을 도와 조난당한 여행자들을 구출한 것은 사실이다.
그 가운데 배리라는 이름의 개는 눈 속에 파묻혀 거의 동사 상태에 있는 어린아이를 끌어내 숙소까지 데리고 오는 등 40명이 넘는 사람들을 동사 직전에 구출함으로써 베른의 자연사 박물관에 동상이 전시됐다.그러나 이 구조견들이 응급처치 상자라면 몰라도 브랜디 술통을 목에 걸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24. 선장은 침몰하는 배에서 마지막에 탈출한다?
항해시 조난 사고에서는 “할 수 있는 자는 자신을 구하라”란 원칙을 따르도록 되어 있고 그것은 선장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선장이 침몰하는 배에서 가장 먼저 구명선에 올라타더라도 국제 항해법상 그를 처벌할 수 없다. 물론 그럴 경우,배의 승무원과 선장이 승객들 중 부녀자를 먼저 탈출시킨다는 불문율이 있기는 하지만 근래에 일어난 몇몇 여객선 사고가 보여주듯이 전통은 점차 무너져 가고 있다.
25. 영장류 중 서로 죽이는 것은 인간뿐?
그와 같은 속설은 유인원들이 서로 살육하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한 바 있는 전설적인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의 발견 이후 더 이상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고 있다. “제물이 된 침팬지는 다섯 마리의 수컷에 의해 공격을 당했다. 수컷들은 20분 동안 그 침팬지를 때리고 발로 차고 물어뜯다가 온통 피투성이가 돼 쓰러진 침팬지를 내버려 두고 떠났다.” 침팬지는 이빨과 발톱으로 다른 침팬지들뿐만 아니라 모든 침입자로부터 자신들의 영역을 지킨다. 침팬지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죽이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 것이다.
26. 디오게네스는 통 속에서 살았다?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간소하고 욕심 없는 삶의 옹호자였다. 그의 소원을 한 가지 들어주겠다고 한 알렉산드로스 대제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해를 가리니 비켜주시오.” 그러나 디오게네스가 통 속에서 거처했다는 사실은 분명 과장된 것이다. 그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은 아마도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쓴 디오게네스 전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이 전기에서 세네카는 “그렇게 소박한 생활방식을 지닌 사람이라면 개처럼 통 속에서도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적어놓았다.
27. 당나귀는 멍청하다?
모든 유제류(발굽이 있는 포유동물) 중에서 당나귀는 지능 테스트에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나타낼 때가 많다. 목초지에서 당나귀는 자신의 수염을 이용해 전기 울타리에 전기가 통하는지 시험해 보는 반면,말이나 소는 전기충격을 당한 후에야 그것을 깨닫는다. “우리 당나귀 가운데 어떤 녀석은 저녁에 마구간 안의 불을 켜기도 한다”고 독일 보쿰에 소재하는 ‘당나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밝혔다.
당나귀는 그 융통성 없는 고집 때문에 지능이 낮은 동물이라는 부당한 평판을 얻게 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그 고집이 바로 높은 지능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28. 검은빵이 흰빵보다 더 몸에 좋다?
나폴레옹이 어린 시절,자신의 흰 빵을 초병의 ‘볼품 없는’ 검은 빵과 바꿔 먹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이 일화에 등장하는 검은 빵은 흰 빵보다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검은 빵(밀과 호밀을 섞은 빵)과 흰 빵 사이에는 영양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두 가지 빵 모두 밀의 껍질을 벗기고 빻은 밀가루로 만들었기 때문이다.껍질을 벗기는 과정에서 밀의 외피층에 들어 있는 비타민과 기타 영양소들이 소실되는 것은 마찬가지다.이 두 종류 빵보다 건강에 더 좋은 것은 통밀빵이다.
29. 갑상선종은 요드결핍으로 생긴다?
갑상선이 병적으로 비대해지는 갑상선종의 발병요인은 비타민 결핍·식수 속의 질산염·제초제·담배·납 등 무수히 많다. 그러나 요오드 결핍으로 인해 갑상선종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며 오히려 과도한 요오드 섭취로 인해 갑상선종을 얻게 될 가능성이 더 많다. 전세계 여러 지역에서 식품에 요오드를 첨가한 후부터 갑상선종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같은 이유다.
기존의 요오드에 대한 이론은 고르지 못한 갑상선종의 지역적 분포,즉 다른 곳보다 요오드가 부족한 식생활을 하는 지역에서 갑상선종이 더 자주 발병하고 있다는 주장에서 나온 것이다.
30.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기…
마태복음 19장24절과 마가복음 10장25절에 나오는 유명한 성경구절은 사실 잘못 번역한 것이다. 번역자가 아랍어의 원어 ‘gamta’(밧줄)를 ‘gamla’(낙타)와 혼동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밧줄이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이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가 돼야 옳을 것이다. ‘밧줄이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낙타에 비한다면 훨씬 가능성이 큰 편이다. 이러한 오역이 없었다면 다음과 같은 부류의 인용구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이 어떤 재치있는 일을 꾀하는 것보다 쉽다.”
31. 낙스 요새는 세계 최대의 금 보관소?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켄터키주에 위치한 낙스 요새에 보관하고 있다는 설은 사실이다.그러나 세계 최대의 금 보관소는 뉴욕 맨해튼의 ‘뉴욕 연방준비은행’이다.이곳에는 약 1만t의 금이 보관돼 있는데 전 세계의 공식적인 금 보유고 가운데 약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이는 낙스 요새의 다섯 배 이상에 해당한다.낙스 요새와 달리 뉴욕에는 미국 국외의 금도 보관돼 있다.이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나 브라질의 상파울루보다 더 안전하고 국제적인 금 이동이 쉽기 때문이다.
32. 나폴레옹 법전은 나폴레옹이 만들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법전’은 독일의 시민법전에 해당한다. 이 법전은 2,281개 조항에서 프랑스인끼리의 상호 관계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지 유사한 법전에 본보기가 됐다. 그 명칭으로 미뤄 짐작되는 것과는 달리,이 법전은 나폴레옹이 집권하고 있던 시기에 편찬되기는 했지만 나폴레옹이 기여한 바는 전혀 없다. 편찬자는 트롱셰,드 멜빌 등의 법학자들이었으며 1804년에 효력이 발생했다. 법전의 올바른 이름도 실은 ‘code civil’이다.
33. 새들이 깃털갈이를 하는 이유?
기존의 잘못된 이론에 의하면 다 자란 새의 깃털은 죽은 것이며 그런 깃털은 깃대에서 더 이상 새로 나오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날아갈 때는 물론이고 바람이나 날씨로 인해 계속해서 닳게 된다.그러나 독일의 동물학자 요제프 라이히홀프의 견해에 따르면 깃털갈이는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하다.사실 새들이 깃털갈이를 하는 이유는 신진대사 과정에서 과도하게 발생하는 유황성분의 아미노산을 배출하기 위해서다.새들이 소화를 통해 아미노산을 배출하는 것은 중독될 위험이 있어 그 양이 제한돼 있다.
34. 가장 성공한 독일극작가는 괴테·실러?
그들이 생존해 있을 당시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19세기 초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상연된 독일 연극의 극작가는 아우구스트 코체부였다.그가 쓴 200편 이상의 희극과 풍자극 중에서 업적으로 남을 만한 작품 수도 괴테나 실러보다 많았을 뿐 아니라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감상적인 가족 장면,눈물샘을 자극하는 극적인 결말,동정심을 자아내는 간통녀들,대사의 경쾌함,또 효과 만점인 상황제시…’ 등을 따져볼 때 코체부가 할리우드에 있었다면 분명 엄청난 부자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35. 경영자들은 심장병에 더 잘 걸린다?
“그와 같은 이론은 묵살해버려야 한다”고 전염병 학자들은 말한다.“1950년대라면 그 말이 맞았을지도 모른다.그 시절에는 많이 먹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 높은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상류층에 속한 사람들은 일반 서민보다 더 큰 위험을 안고 있었다.오늘날에는 그 반대다.” 독일에서 심장 순환기 계통 질환에 대해 조사한 ‘모니카 연구’가 보여주듯,심장병에 걸릴 위험은 사회적 신분이 높을수록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일례로 단순 노동자의 경우 사무직 회사원이나 공무원보다 심장병에 걸릴 위험성이 거의 두 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6. 냉수마찰은 감기예방에 좋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감기는 바이러스를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샤워물이나 방의 온도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하지만 냉수로 자주 심한 자극을 가하거나 추운 곳에서 자는 것을 즐긴다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진다. 몸의 온도가 떨어지면 코의 점막이 쉽게 건조해짐으로써 감기 바이러스가 점막을 통해 쉽게 침투하도록 만들어준다. 이런 이유로 감기에 걸릴 위험성이 줄어들기는커녕 반대로 커지는 것이다.
37. 만리장성은 달에서도 육안으로 보인다?
만리장성에 대한 이러한 주장을 예나 지금이나 사실로 믿는 사람들이 많다.그러나 실제로 이는 낭설에 불과하다.만리장성의 폭은 기껏해야 10m밖에 안 되며 달과 지구의 거리는 30만㎞나 떨어져 있다.이런 물체를 달에서 본다는 것은 1㎜ 두께의 실을 30㎞ 떨어진 거리에서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성능 좋은 망원경으로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육안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아마도 우주 비행사들은 해가 완전히 기울어져 만리장성이 긴 그림자를 드리운 모습을 육안으로 식별할 수는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것도 몇 백㎞ 떨어진 상공에서 비행할 때뿐이다.
38. 말벌 세 마리면 사람도 죽인다?
말벌에 쏘이는 것은 보통 벌에 쏘이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그러므로 말벌 세 마리면 사람도 죽일 수 있다는 속설은 잘못된 것이다.다만 말벌이 어디를 쏘느냐에 따라 치명적이 될 수도 있다.혀나 입술,입 안 또는 혈관을 쏘이는 것은 예외 없이 위험하지만 그런 경우 보통 벌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어쨌든 말벌의 독에는 세로토닌,아세틸콜린,히스타민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기 때문에 쏘이면 고통스러우며 어떤 사람들은 그 독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2proo
39. 와인을 마신 후에 맥주를 마시면 좋지 않다?
알코올의 취기는 무엇보다도 술의 양과 순도에 좌우된다. 그러므로 와인과 맥주의 마시는 순서 역시 취기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시간과 양이기 때문에 저녁에 지나치게 많은 양의 와인과 맥주를 마시면 순서에 관계없이 다음날 아침은 숙취로 고생하게 된다.
아마도 ‘와인을 마신 후에 맥주를 마시지 마라’는 충고는 식사 전에 식욕 촉진용으로 혹은 갈증을 달래기 위해 가볍게 맥주를 한 잔 마시고 그 다음에 비로소 좋은 와인을 개봉하는 식습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식사 후 맥주를 마시기도 하므로 전혀 반대되는 이론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40. 망원경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발명품이다?
갈릴레이가 1601년 1월에 직접 제작한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들을 발견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그러나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발명한 것은 아니다.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네덜란드의 광학 기계 제조자 한스 리페르헤이가 처음으로 망원경을 발명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네덜란드 의회의 옛 기록을 보면 그는 1608년에 이미 망원경에 대한 특허신청을 했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뤄볼 때 갈릴레이는 당시 리페르헤이뿐만 아니라 다수의 홀란드 지역 발명가들이 망원경 제작에 들어갔다는 소문을 듣고,직접 망원경을 만들어볼 생각을 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41. 키위의 원산지는 뉴질랜드다?
유럽인에게 키위로 알려진 이 과일은 19세기 중반 중국의 양쯔강 유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으며 ‘키위=뉴질랜드’ 등식은 나중에야 생긴 것이다. 키위의 고향인 중국에서는 이 과일을 ‘양따오’라고 부른다. 키위나무가 처음으로 뉴질랜드에 들어온 것은 1906년의 일이다. 키위는 뉴질랜드의 기후에서 성장이 빠르고 과일도 많이 열려 곧 대량으로 재배되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오늘날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키위의 대부분이 뉴질랜드에서 생산되기에 이르렀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이름을 ‘키위’로 바꿔 부름으로써 이 과일의 수출을 장려했다.
42. 파울을 당한 선수는 페널티 킥을….
이러한 일반적 법칙은 적어도 독일의 분데스리가에서만큼은 틀린 것이다. 독일 방송 SAT 1의 다음과 같은 통계자료에 의하면 페널티 킥을 얻어낸,즉 ‘파울당한 선수’가 오히려 페널티킥을 더 잘 차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3년부터 1997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파울을 당해 페널티킥 기회가 주어진 선수들 가운데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 선수는 페터 쾨츨레,조바네 엘버,해리 데카이버,단 세 사람뿐이다. 이 기간 ‘파울당한 선수’는 89%의 페널티킥 성공률을 기록한 반면 전체 페널티킥 성공률은 79%에 불과했다.
43. 팩스는 전화가 발명된 이후에 나온 것이다?
최초의 전화가 나오기 수십 년 전인 1840년에 이미 스코틀랜드의 시계공 알렉산더 베인이 전신 케이블을 통해 임의의 부호를 보내기 위한 장치를 고안해냈다.이 장치는 보내려고 하는 부호 위로 전기 회로에 연결된 추가 왔다갔다하는 것이었다.이 추가 언제 부호와 접촉하든 상관없이 전기회로는 연결됐으며 전선의 다른 한쪽 끝에 있는 비슷한 모양의 추가 화학처리된 종이에 검은 칠을 하도록 돼있었다.이런 원리로 볼 때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이 시스템은 이탈리아의 조반니 카셀리에 의해 개선돼 1865년부터 1870년까지 지속적으로 파리와 리용 사이에 연결되어 있던 팩스 접속에 이용됐다.
44. 만리장성은 세계에서 가장 긴 경계벽이다?
만리장성은 총 길이 5,530㎞로 세계에서 가장 긴 경계벽인 ‘오스트레일리아 도그 펜스(Australian Dog Fence)’보다 약 2,000㎞ 더 짧다.오스트레일리아 도그 펜스는 남쪽의 오스트레일리아 만에서 시작해 인접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뉴사우스웨일스·퀸즐랜드 주의 목초지와 사막을 가로지른다.이후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브리즈번까지 연결돼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농경지와 목화밭이 널린 평야지대에서 끝난다.이 경계벽은 외부인의 칩입에 대비한 것이 아니라 동물,즉 딩고라는 야생개와 양들을 서로 갈라놓기 위해 19세기 말에 처음 도입돼 1960년에 대륙을 남북으로 나누는 하나의 거대한 철망으로 굳어졌다.
45. 초기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지하묘소를….
로마 그리스도교인들은 그들의 지하묘소를 ‘코에메테리아’,즉 ‘휴식의 장소’라 불렀다.‘카타콤’이라는 단어는 40군데 이상의 ‘코에메테리아’ 가운데 하나가 있는 비아아피아의 경작지 ‘아드 카타쿰바스’에서 따온 것으로서 먼 훗날에 와서야 지하묘소를 일컫는 총칭이 됐다.게다가 이 카타콤은 그리스도교인들이 만들어낸 것도 로마에 국한된 것도 아니었다.지하의 석실에 시체를 매장하는 관습은 고대에 널리 퍼져있던 것이어서 몰타와 시칠리아 튀니지 레바논에도 카타콤이 있었으며 유대인들도 카타콤을 알고 있었다.
46. 카사노바는 말썽꾼에 난봉꾼이었다?
자코모 지롤라모 카사노바(1725∼1798)는 여자들뿐만 아니라 학문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16세의 나이에 이미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어 의학과 화학,그리고 수학을 공부했다. 18세기 사람으로서는 드물게 확률에 능통했다.
이 밖에도 그는 취미삼아 엔지니어와 기업가로 활동하기도 했고 비단제조 및 염색공장을 운영하는가 하면 프리드리히 대왕과 음악에 맞춰 춤추는 분수를 가동하는 일에 대해 의논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여자들을 유혹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다른 분야에서 이렇다 할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은 바로 재능이 너무 다양했기 때문일 것이다.
47. 커피는 심근 경색을 촉진시킨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 주제에 대해 지금까지 행해진 것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연구(윌레트 외,1996)에서는 커피와 심근경색이 서로 아무 관계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1980년부터 1990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8만7,000명의 미국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커피 소비와 심장병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커피소비에서 큰 격차가 나타났지만 심장병과 관련해서는 차이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이 조사에서 20%의 여성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았고 10%는 하루에 다섯 잔 이상 마셨지만,두 그룹의 심장병 증세는 차이가 없었다.
48. 커스터는 장군이었다?
1876년 6월에 리틀빅혼 전투에서 수족과 샤이엔족 인디언 연합군에게 전멸한 제7기병대의 지휘관으로 유명한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는 미국 영화에서 보는 것과 달리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무능력한 군지휘관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그는 장군도 아니었다.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에 다니던 시절 그는 동기인 34명의 장교후보들 가운데 34위를 차지했으며 남북전쟁을 수행하는 동안 단 한 번도 공식적인 장군이 되지 못했다. 그 후 캔자스와 다코타에서 인디언에 맞서 싸우던 제7기병대의 임시지휘관에 임명돼 수많은 부하들과 함께 전사했다.
49. 최고급 캐비아는 알이 작고 검은색이다?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고 한다.훌륭한 부르고뉴 포도주와 훌륭한 보르도 포도주를 비교하기 힘든 것처럼,고급 ‘세브루가’(알이 작고 회색이나 검은색을 띤다) 캐비아와 ‘쉬프’(알이 중간 크기이며 황갈색이다),그리고 ‘벨루가’(알이 크고 회색이나 검은색이다) 캐비아를 놓고 비교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단지 중요한 것은 캐비아의 가공과정과 이 알을 제공하는 물고기의 원산지뿐이다.
50. 비버는 계획성 있게 나무를 베어…?
순수한 채식동물인 비버는 나무껍질을 주식으로 한다. 이러한 비버가 갉아먹은 나무는 아무 방향으로나 넘어질 수 있다. 다만 물가에 서 있는 나무가 대부분 물 쪽으로 넘어지는 이유는 물가에서 자라는 나무의 경우,물 쪽으로 뻗는 가지가 더 많아서 그 방향에 무게가 더 실리기 때문이다.
또한 비버가 넘어지는 나무의 방향을 정함으로써 나무의 꼭대기가 이웃 나무에 닿지 않도록 한다는 주장 역시 별로 근거 없는 말이다.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