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대성 교통사고를 쭉 지켜보며 느낀 SNS의 파급력과 문제점들

빅뱅 대성 교통사고를 쭉 지켜보며 느낀 SNS의 파급력과 문제점들

새벽에 인터넷 보며 트위터를 하다가 본 네이버에 뜬 속보기사.
빅뱅 대성 교통사고... 오토바이 운전자 사망 이라는 기사가 확 눈에 들어왔었습니다.

아래 속보는 SBS 단독이었고, SBS 홈페이지에 게시했으며 네이버에도 송고를 했었고, 해당 속보가 뜬지 3-40분이 지나서야 몇몇 인터넷 신문사에서도 같은 글을 기사로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여튼 해당 기사입력시간은 2011-05-31 02:37 (이럴줄알고 스크린샷 떠놓음)

SBS의 첫번째 단독 속보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SBS의 자극적인 제목 뽑기가 문제가 될만 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택시를 들이받은 내용이 빠져있고 단순히 대성이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운전자가 즉사한 것으로 기사는 전하고 있으며, 음주 운전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급하게 속보를 전했지요. 즉, 첫 속보에선 음주운전을 조사한다고 했지 음주운전이라고 안했습니다. 대성이 음주운전이라고 SNS 에 유포하고 커뮤니티에 써놓은건 네티즌들입니다.

여튼 해당 기사를 바로 트위터에 던졌습니다. 보낸 시각은 2시 54분

@2proo 트위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대성 교통사고 트윗을 보내고 난 후에 30분도 지나지 않아 급속도로 트윗과 해당 기사내용이 온라인으로 뿌려지고 말도 안되는 온갖 루머들이 양산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그 시간엔 SBS를 제외하고 어떤 신문사나 언론에서도 해당 내용을 속보로 전해준 곳이 없었습니다.
헌데 온라인상의 커뮤니티와 트위터에서는 말도 안돼는 루머들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대성이 음주운전을 했다. 그리고 (언론에서 나온것도 없었는데) 오토바이 운전자가 50대 남성이며 임신한 며느리를 위해 새벽에 족발과 떡볶이를 사러 갔다 오는 중에 사고가 나서 죽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일용직 노동자인데 일 마치고 집에 가는중에 사고가 났다. 대성이 진술서에 맥주 3병을 먹었다고 썻다고 한다. 대성은 뒷자리에 매니저와 있었고 운전자는 따로 있었다. 등등등... 온갖 루머와 악성 댓글들이 커뮤니티와 트위터를 통해서 마구마구 생겨나고 있더군요. 심지어... 대성이 교통사고로 죽었다. 애도를 표한다 라는 말도 자기가 인터넷 기사에서 봤다!! 라며 유언비어와 루머를 마구 뿜어냅디다.


참으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소셜이 아닌 소설 ㅡㅡ
그러던중에 점점 여기저기서 온라인 미디어 매체들이 SBS와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하며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그 루머와 악성 댓글들이 기정 사실화가 되며 점점 더 확산되어 가더군요. 쩝..


시간이 좀 더 지나고 첫 단독 속보를 내보냈던 SBS 에서 맨 위에 내보냈던 첫 속보는 삭제하고 아래와 같은 정정보도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SBS의 두번째 정정 속보

맨 처음 나왔던 기사보다 조금 더 내용이 들어가있는데 뺑소니 사고로 쓰러져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택시 운전 기사가 차를 세우고 살피던중 대성의 승용차가 오토바이 운전자와 택시를 있따라 들이받았다고 되어있고 음주운전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첫 속보가 나오고나서 처음 나왔던 온갖 루머와 덧글, 추측들은 전부 거짓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SNS의 특성상 꾸준히 전파되고 또 살이 더 붙여져 퍼져나가는데 이를 막을 방법이 도저히 없더군요. 트윗으로 루머가 너무 한다고 날리긴 했지만 역부족...

속보를 두번이나 단독으로 내보냈던 SBS 에서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했다고 밝혔는데 어떤 언론은 또 해당 운전자가 후송중이며 사망여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라는 식으로 보도를 하더군요. 앞서 SNS를 통한 루머를 포함한 기사 전파도 사람들을 어리둥절 하게 만들었는데 그냥 자사의 트래픽 유도를 위해 대충 추측성 글들로 기사를 써서 내보내는 언론들이 참 한심하네요.

또한... 트위터 뿐만 아니라 각종 카페와 블로그가 실시간 검색어를 노리고 트래픽유도를 하기위해 온갖 루머와 팩트를 적절히 섞어 도배를 하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 어떤게 사실이고 거짓인지 아리송할만큼 되어버립니다.


현재까지는 5시 반에 나온 연합뉴스의 기사가 가장 믿을만 하더군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5088880

아래는 연합뉴스 기사의 일부 발췌 내용입니다.

경찰은 택시에 설치된 차량용 블랙박스 화면을 통해 택시기사와 대성의 진술이 당시 상황과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택시기사와 대성이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대성은 경찰에서 "갑자기 차가 보였는데 덜커덕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오토바이 운전자의 사망 시점이 정확하지 않은데 대성의 사고로 인해 운전자가 사망했는지에 따라 대성에게 적용되는 혐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대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이날 오전 오토바이 운전자의 최초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사망 원인과 시점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할 예정이다.

 
팩트는... 대성이 음주운전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쓰러져있던 오토바이 운전자와 그 앞에 있던 택시를 있따라 부딪힌점. 이것입니다. 헌데 문제는 온갖 블로그와 트위터, SNS 에서는 그 어디에도 없던 온갖 루머와 악성댓글이 겉잡을 수 없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오고 이로인해 인터넷 신문매체와 네티즌이 어느것이 사실인지 모를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리고... 해당 속보와 기사들은 영어와 일본어 등으로 번역되어 해외 네티즌들과 트위터리안들에게도 동시에 속보로 전해졌다는 점입니다. 해외의 빅뱅 팬들마저도 거짓과 사실을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지금 현재도 트위터를 살펴보면 무엇이 진짜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무척 많습니다. 거짓으로 밝혀진... 떠도는 루머를 계속해서 RT 하고 이게 또 퍼져나가고... 하아...


옛말에 '삼인성호'라는 말과 '발없는 말이 천리간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 셋이 모이면 없던 호랑이도 생겨나고, 입소문은 빨리, 멀리 퍼져나간다는 말인데 이걸 요즘들어 제대로 실감하고 있네요.
게다가 한번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통해서 뻗어나간 이야기들은 되돌릴수 없이 더 급속히 퍼져나간다는것..

빅뱅 대성의 교통사고 소식은 실시간&순식간에 전세계에 번역되어 퍼져나가는데 그 와중에 이상한 루머들이 살과 살을 덧붙여 원래의 기사와는 전혀 다른 말로 변질되어 전파되고, 또 네티즌의 트래픽을 노리고 밑도 끝도 없이 도배해버리는 실시간 검색어 헌터들에 의해 또 양산되고 퍼지는 악순환의 연쇄...
그와중에 빅뱅 팬클럽과 경쟁하고 있는 모 가수 팬클럽들의 깨알같은 드립들..
아군 적군 없이 뭐든 까기 좋아하는 악성댓글의 성지인 모 커뮤니티들... 무섭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할수록 사람 하나 몰아가는건 그게 사실이건 아니건 중요하지가 않더군요.
몇시간동안 처음부터 지켜봤지만... 새삼스레 제가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난 일인지라 앞으로 경찰 조사에서 좀 더 많은게 밝혀지고 정식 보도가 나오겠지만... 말도 안돼는 루머 생산과 억측, 악플은 자제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대성이 연관되어있지만 해당 오토바이 운전자가 언제 사망하였는지가 사건의 관건이 되겠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오토바이 운전자분께 조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