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그리움이 뒤섞일때면... with 장혜진 아름다운 날들


누굴까?




요즘 너무너무 바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하러 나가고 밤에 들어와서 블로그랑 메일 정리 잠깐 하고 다시 자고...
헌데 봄을 타는건지 요즘들어 무척 외로움을 타는것 같다.

일하는곳 건물 옥상에서 담배 한대 피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세상은 낮과 밤 가리지 않고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것 같다.
부모님 손을 잡고 걸어가는 꼬마아이들.. 자전거 타고 어디론가 가는 어르신..
버스안의 많은 사람들.. 어디론가 오고 가는 수많은 거리의 자동차..
제각각 스쳐가는 사람들의 표정과 그림자들..
그리고 맞은편 건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각기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 그렇지?
나만 외롭고 나만 힘들고 나만 슬픈건 아니야. 그럴꺼야.
저렇게 웃고 떠들며 지나가는 사람들도 조금씩은 다 외로울꺼야.
외로우니까 사람이잖아~

도시 한가운데에서 느끼는 이런 느낌들은 도대체가 무엇일까..
후회인가? 그리움인가? 이제 와서 왜? 무엇때문에? 미안해서인가?

소주잔


늘어만가는 커피와 담배연기, 그리고 한숨속에 조용히 삭혀본다.
이런 스트레스들은 나같은 사람들은 풀줄 모른다. 그냥 조용히 속으로 삭힐뿐.....
어차피 하루 자고나면 또 잊혀지고 힘든 하루 보내고 또 자면 잊혀지고.. 그런거 아니야?
언제까지 이런 일상이 반복될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영원히는 아니겠지. 살아가다보면 다들 그런거 아니겠어?

늘 밝게 웃고 떠드는 사람도 알고보면 힘든 내색을 오히려 그렇게 덮어버리는게 많더라.
정말이지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거 아닐까?

후회는 언제나 늦는 법이라지... 아무리 빨라도 후회는 늦은거라고 하더라고.
맞는 말인것 같아. 미움도 다 사라지고 무뎌진 감정들. 남는건 후회와 미안함뿐인데...
어떻게 이런 마음들을 해결할 방법이 없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겠지.
이런 생각들도 시간 지나면 다 해결 되겠지 뭐..... 늘 그렇듯이..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거 아니야? 나만 특별한 인간은 아니잖아?

대전시 서구 스튜디오 포엠


이상하게 나쁜 기억들은 금방 금방 잊혀지고 생각해내기도 힘들만큼 희미해지는데..
좋았던 기억들은 너무 오래 남아있는거 아닌가? 왜 이러는거야~

그냥 일하고 먹고 자고 깨고 다시 일하고 먹고.. 이런 생활의 무한 반복..
사람들은 제각기 잘 살아가고 있는데 왠지 나만 엇나가고 있는 기분이 들어.
잘하고 있는거 맞나? 나 잘하고 있는거야?
아주 거대하고 복잡한 톱니바퀴의 세상속에서 나만 혼자 툭 튀어나온...
맞물릴 자리가 없는 톱니처럼 말이야. 그런 느낌은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모르겠단말이야.

그런데도 말이야.. 문득 문득 지나간 추억들이 생각나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잠깐씩 그러고 또 금방 사라지는데, 사라지고 난 후의 느낌들은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네.

대전 월평공원의 단풍


한번 흘러간 것들은 돌이킬 수 없다잖아.

난 말야.. 어느덧 30을 넘어버렸어. 좋은 시절 다 갔지.... 그러면서 순수함도 여유도 조금씩 가더라.
예전엔 새벽 냄새랑 봄의 초저녁 냄새. 가을밤의 차가운 바람냄새, 눈 쌓이는 소리,
숲속에 내리는 비냄새.. 이런것들을 나름 즐기며 살았는데...
이젠 하늘 바라보고 사는것조차 힘이 드는구나.
세월 흘러가는것도 잘 모를 정도야. 나만 이러는거야? 나만 이렇게 사는거야?

하아......... 오늘도 이렇게 저물어가는구나.

지금까지 30년 넘게 나와 스쳐지나간 모든 인연들... 모든 사람들...
지금도 날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그들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것일까?
그 모든 인연을 가진 사람들 다 잘 살고 있는걸까?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사람도 있겠지?
아니면 남부럽지 않게 잘 사는 사람도 있겠지...

갑천 상류, 물에 비친 노을


자자.......
아무리 생각하고 아무리 걱정하고 아무리 미안해하고 아무리 후회해도
모두 다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잖니. 나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것들이잖니.

아름다운 날들....  아름다웠던 날들.... 다시는 아름다울수 없는 날들....
오늘도 이렇게 흘러가며 또 하루가 지나가는구나.
하루 하루가 지날수록 돌이킬 수 없이 멀어져 가는구나. 지금도 멀어져가고...
마음의 벽은 허물수 없을 만큼 높아져가겠지.

외롭고 또 그립고 또 미안하구나... 너무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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