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걸까? 답답해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걸까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사진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걸까.. 답답해
새해를 맞이하고, 구정을 세고, 입춘도 지나고, 대보름도 지나고...
06년이 시작하고도 한참이 지났는데도 지금의 나는 대체 무얼하고 있는게지?
아무래도 그냥 그때그때의 기분에 충실해가며, 나를 묻어버리고 있는것같다.
시간은 흙. 나의 사소한 행동들은 삽으로. 나 스스로를 조금씩 묻어가고 있는거같다.
그 흙때문에 너무 답답하다. 내 스스로가 이렇게 만들었는데도 흙이 답답해.
곧 숨쉴수조차 없을만큼 흙이 덮히면 어떻게 되려나? 설마 자살충동까진 안가겠지?
우울증이 심하면 자살로 이어진다던데.. 쩝.

홈피의 일기장은 물론이고, 연습장에 틈틈이 쓰던 일기마저 언젠가부터 안쓰게 되었다.
나를 돌아볼 거울이 없다. 날 콘트롤해줄 무언가도 없다. 주위에도 아무것도 없다.
내가 나 스스로를 버리니 타인들도 날 버린다. 모두가 버린다..
요즘 너무 답답하고 힘든데 날씨마저 날 괴롭히며 몇일째 비가 내리고있다.
봄비인지 겨울비인지.. 부는 바람은 시원한데 빗물은 아직도 시리도록 차갑더라..
성격상 날씨탓을 많이 받는데 요즘은 그런것도 없는것 같다.
비오면 비와서 쓸쓸.. 맑으면 맑아서 괴롭고.. 바람불면 바람불어서 슬프고..
가만히 앉아서 그때의 생각들과 잘한거 못한거 써내려가던 일기조차 쓰질 않으니..
내 머리속과 가슴속의 감정들을 정리할 방법도 없어졌다.
나 스스로를 통제할 도구이자 내 거울이었는데... 내가 어딜향해 가고 있는지 알수가 없다.
마지막 일기 쓴 후에 그동안의 시간들이 공백이다.
무얼하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할수가 없다.
텅 비고 하얗게 변해버린 내 기억들. 쩝..

디카 잡은지도 오래되었다. A/S받은 후론 디카들고 어딜 나가본적도 없다.
그 조그만 걸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평소에 못보던 것들도 보고 새로운 생각도 들었는데..
평소에 하찮게 보던 것들도 뷰파인더를 통해보면.. 아니 조금만 다르게 봐도 다른 것이 되버린다.
그런것들도 참 맘에 들었는데.. 아주 작고 사소한것이라도 새로워만 보이는 작은 창..
작년 이맘때만 해도 눈맞으며 산길 오르고, 야밤에도 디카들고 돌아다녔다.
사진도 내겐 일종의 기억장치이자 의미와 생각이 담긴 또 다른 일기였다.
날짜별로 정리해놓고 그때 찍은 사진들을 보며..
그때의 기억들과 감정들을 되살려보는.. 그런 멀티미디어 일기장..

얼마전부터인지 내 감정들을 조절할수가 없었다.
예전엔 친구나 다른 누가 막말을 해도.. 시비를 걸어도 내가 잘 통제해서 좋게좋게 넘어가고
웃음으로 대하면 상대도 누그러지고 그랬는데..
현재는 나도 화내고 짜증을 낸다. 어느 순간 정신 차려보면 내가 그러고 있다.
한발.. 딱 한발만 내가 뒤로 물러서면 충분히 해결되던.. 그런 일조차 오히려 내가 한발 더 내민다.
들이댈때, 맘을 다 잡으며 '아니야 이건 아니잖아' 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할때가 많다.
또 그런거 말고도 가만히 있는 상대를 살살 자극하고 긁어댈때도 있다.
정말 예전엔 안그랬는데.. 그냥 가슴속에 품었었는데.........그대로 내 안에서 삭혔는데..
입 밖에 나오면 독이 되고 칼이 되는 말들조차 이젠 생각없이 튀어나올때가 있다.
수습하기조차 벅찬 일도 하나 있었다........

그리하여.. 고딩동창 하나를 잃었다..
고 1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그녀석 성격이 좀 않좋고, 생각하는것도 아직 어리고 철없이 행동하지만..
지금까진 내가 구슬리고 달래고 좋게 넘어갔는데..
그녀석이 들이대는걸 한발 안물러서고 내가 오히려 더 받아쳤다.
그녀석이 잘못한 것이지만서도 지금에 와서는 미안하고 내가 좀 참을껄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잃었다는것에 대해선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 일 말고도 공부하다가 너무 너무 답답해질때가 많이 있다.
그럴땐 항상 커피한잔에 담배 한대..
도서관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더라도 어느 순간 가슴이 콱 막히면서..
갑자기 화딱지가 나고 답답해진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비가 오던 어제 낮에도그랬지.
보통 공부하다 졸리면 잠깐씩 자는게 습관이 되어있었다.
그래서 한 10분 잘까 하고 엎드렸는데 멍한 상태에서도 갑자기......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얽히고 섥힌 복잡한 감정들이 복받쳐올라왔다.
그 때 그 기분때문에 하루종일 우울증에 시달려야했다.
그 기분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만말이다. 에효..

내가 지금 무얼하고 있는걸까?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내가 지금 왜 이러고 있는걸까?
이 따위 생각들이 자꾸 자꾸 머리속에서 맴돈다.
비는 오고, 잠은 안와........ 미칠꺼같아. 씌..
새벽 4시가 넘었네. 내일은 또 어떻게 지내야할까?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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